공짜로 무언가 하길 원하는 사람들 중에 그 일에 진심인 사람은 드물다. 이런 사람들은 대체로 손 쉽게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길 원할 뿐이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요즘 나에게 이런 연락이 자주 온다.
“인터넷으로 물건을 좀 팔고 싶은데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네? 좀 알려줄래?”
대략 이런 느낌의 내용이다. 나야 특별히 도움을 주는 것이 싫지 않기 때문에 기꺼이 이에 응해준다.

그런데 문제는 그 이후부터이다. 한번 시작 된 호의를 기점으로 갈수록 더욱 큰 것을 요구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한두시간 정도면 어느정도 해결 할 수 있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일들이다. 그런데 그 이후에는 그 이상의 시간, 몇 날 며칠을 필요로 하는 일들인 경우가 많다.

여기서부터는 호의로 시작한 일도 실제 나의 일이 되어 버린다. 그렇다고 보수가 따르지도 않는다. 내 소중한 시간을 가져가면서 아무것도 주려고 하지 않는다. 한때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었던 열정페이. 아직도 그것을 원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내가 이러한 부분을 깨닫고 난 이후에는 대부분의 요청에 ‘유료’로 대응하고 있다. 그런데 참 재미있는게 나에게 문제 해결을 요청하면서 돈 이야기만 나오면 생각해보겠다는 답변을 뒤로 하고 더 이상의 연락이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니면 내가 제시한 금액이 비싸다고 한다. 이쯤 되면 말만 유료이지 거의 공짜를 요구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그들이 나에게 원하는 것들을 나는 공짜로 얻지 않았다. 짧게는 몇달 길게는 1~20년 이상, 나의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 것들이다. 걔 중에는 죽을만큼 고민했고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수 많은 책을 보고 공부하고 연습하고 욕도 먹고 돈도 들여가며 간신히 손에 넣은 것들도 있다. 이처럼 나에게 소중한 자산을 그냥 냅다 알려 달라고?

아니, 사실 알려 줄 수 있다. 내 영혼까지 갈아 넣어 줄 수 있다. 그런데 상대방에게서는 나만큼의 열정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냥 급한 불을 손 쉽게 끄고자 하는 정도에서 마무리가 되고 많다.

오늘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로 그렇게 나를 통해서라도 그 문제를 해결 하고 싶고 도움을 받고 싶다면 그만한 돈, 아니면 시간, 아니면 나를 구워 삶아서까지라도 어떻게든 내가 움직이도록 만들어야 하는거 아닌가?

그정도의 열정도 보이지 않으면서 굉장히 사연이 있는 척 연기하는 가식적인 사람들에게 더 이상 마음을 열어줄 여유가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

그러니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원할 때는 반드시 그에 맞는 보상 (금전적이든 정신적이든)을 해야 한다. 공짜를 원하는 사람은 절대 그 일에 진심일리가 없다. 이것이 내가 내린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