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살아남으려면, 일본 기업부터 알아야 한다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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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살고 일본에서 경제활동을 하지만 일본에는 어떠한 기업들이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성인이 되어 일본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이 나라의 자본주의 시스템하에서 생존(Survival)한다는 의미이지 않을까. 일본이 선진국이고 미국, 중국에 이어 명목GDP가 세계 3위라는 사실 외에 무엇이 일본을 구성하는지 전혀 모른다.

물론 몰라도 된다.

그러나 내가 앞으로 적게는 십여년을 보내게 될 이곳 일본이 어떠한 환경에 놓여져 있고 그를 구성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는 이곳에서 어떠한 비즈니스를 하고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기로 마음 먹었다.

일본경제(GDP)의 현실

1980년대 일본 거품경제의 소멸 이후 1992년부터 2002년까지 이어진 일본의 경제 불황을 일컬어 ‘잃어버린 10년’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흐름을 살펴보면 20년이상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 물론1992년 459조엔이었던 것이 2019년에는 557조엔으로 121%성장하였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500~550조엔 사이에서 횡보하고 있는 모습이다.

일본 명목GDP 추이(1980~2019년)
일본 명목GDP 추이(1980~2019년) (출처:https://ecodb.net/country/JP/imf_gdp.html)

한국은 동기간 277조원에서 1,913조원으로 690%성장을 했다. 물론 경제규모 자체가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일본을 획기적으로 성장시킬만한 동력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경제대국인 이유

그런면에서 2020년 도쿄올림픽은 일본에 있어 중요한 이슈였다. 횡보구간을 탈피하고 본격적으로 경제적 탄력을 받아 다시 한번 전성기를 누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모든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일본이 뒤 늦게 코로나19 전면전에 들어간 것도 어떻게든 올림픽을 개최하고 싶은 야망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일본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세계3위의 경제를 지탱하는 일본 기업들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MADE IN JAPAN을 유독 사랑하는 막강한 내수시장이 있기 때문에 큰 성장이 없더라도 후퇴는 없어 보인다. (사실 이부분은 사견이지만, 일본 손님들과 전화를 하다보면 MADE IN JAPAN에 큰 자부심을 느끼는 분들이 많다. 역으로 말하자면 MADE IN KOREA를 상당히 불신한다.)

그렇다면 일본은 어떠한 산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를 구성하는 기업에는 어떠한 곳들이 있을까?

일본업계지도를 통해 바라보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일본의 대표적 기업을 물어 보면 도요타, 소프트뱅크, 소니, 유니클로 등을 언급할 것이다. 물론 나도 그정도만 알고 있다.

일본 기업들의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본다면 도요타가 1위(21조억엔)으로 NTT도코모, 소프트뱅크그룹, 키엔스, 일본전신전화, 소니, KDDI순이다. 그래도 상위권에는 알만한 이름들이 있는데 그 밑으로 가면 HOYA, 파나쿠, 테루모 등 이름모를 기업들이 등장한다. 그런데 이들이 일본 경제를 지탱해주고 있다!

일본의 172개의 업계와 그를 이루는 4030사에 대한 정보가 담긴 일본업계지도(2020년판. 도요경제신문사 발행, 가격은 1,430엔)

과연 어떤 업계에 속해 있으며 무엇을 하는 기업일까? 나는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일본업계지도라는 책을 한권 구매했다. 매년말에 발매되는 책으로 예전에 시장조사를 할 때 2016년판을 참고했던 기억이 있는데 당시는 큰 관심이 없었다. 그러다 요즘 경제, 주식, 사업에 대해 관심이 생기면서 최신판을 구매하게 되었다.

내가 종사하고 있고 관심 있어 하는 E commerce 파트이다. 아마존, 라쿠텐, 야후 3강구도가 여전하다.

이 책에는 각 업계별 일본 국내외 대표 기업들과 상호 관련성(지배구조 등)에 대해서 도표로 나타내고 있다. 업계별로 대표 1개사씩만 살펴봐도 일본의 근간을 이루는 산업과 기업을 이해하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 하루에 1개업계 1개사씩 살펴보는 챌린지를 해보려고 한다. 최소 6개월 이상의 장기전이 되겠지만 일본이라는 자본주의 세계에서 좀 더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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