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잊을 수 없는 강렬한 꿈이었다. 마치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주인공이 차원의 공간에 갇혀서 자신의 딸에게 메세지를 보내는 장면과 같았다. (사실 다르기는 했지만)

정확히는 내가 일본에 왔던 2013년부터 현재까지의 일들이 마치 단편 단편의 슬라이드처럼 주욱 늘어져서 보였다. 쉽게 말하자면 만화 영화의 경우 한장 한장 움직임을 그려놓고 한번에 보면 마치 움직이는 것 처럼 보이는, 딱 그런 장면.

그 한장 한장들이 이어져서 오늘 이시간에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해야하나… 사실 어느 순간에도 내가 지금 이런 모습으로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못했다. 그저 그날 하루 하루 내 안에서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 다섯살의 나도 열살의 나도, 스무살의 나도, 서른살의 나도.

그러는 사이 어느덧 어른이 되어 있고 삽십대 중반의 내가 되어 있고.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미래를 같이 꿈꾸는 현재에 와 있다.

그러니까 인생에 어느것 하나라도 의미 없는 일이 없다는 것 같다.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뒤돌아보니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나의 연결로 이뤄졌다는 사실. 古스티브잡스가 스탠포드대학 졸업 연설에서 했던 Connecting the dots이란 바로 이걸 두고 말했던 것이 아닐까?

그런면에서는 내가 놓쳤던 사실은 미래의 나를 명확히 그리지 않았다는 것. 그걸 제대로 그려두고 그에 맞는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면 어떤 형태든 그 미래에 가까워지고 있는 내가 그 시점에 있겠지!

그런 의미에서 인생은 슬라이드다. 마지막 슬라이드를 향하는 과정에 지금의 내가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