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020년 마지막날이 밝았다. 늘 ‘다사다난’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고는 하지만, 정말로 그랬을지 다시금 되짚어 보고자 한다. 성공한 것과 실패한 것이 무엇인지 살펴봄으로서.

우선 꾸준함이라는 습관 들이기에 어느정도 성공했다. 바로 출퇴근 시간에 영어공부하기. 사회생활 시작하면서는 거의 손을 떼고 있었다. 그러다 주변에 영어 잘하는 사람에게서 느꼈던 일종의 열등감과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그 두가지로부터 시작했다. 평일 1~1.5시간 정도로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왠만큼 영어문장을 읽을 수 있게 되었고 쉬운 내용은 들릴 수 있게 되었다.

둘째. 일본 회사로 전직했다. 일본에 있던 지난 7년 이상을 계속 한국인 경영자가 운영하는 회사에서만 일했었다. 일도 거의 한국어로만 하다보니 여기가 한국인지 일본인지 헷갈렸을 정도. 그래서 내 안에는 늘 일본(인) 회사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는데 지난 9월부터 그 생활을 손에 넣었다.

셋째. 소비습관 바꾸기. 매달 월급은 곧 바로 카드 값 등으로 빠져 나가고 다시 부족한 부분은 카드로 결제해서 사는 악순환속에 몇년을 지냈다. 그런데 이렇게 살아서는 돈 한푼 못 모으겠다는 위기감을 느꼈고 소비패턴을 바꾸어 보기로 했다. 현금카드를 사용하는 것과 할부를 하지 않는 것. 이렇게 3달 정도를 지냈는데 조금씩 불필요한 소비를 절제하게 되고 다음달의 카드 값에 대한 부담감이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내 예상이 맞다면 내년 2월부터는 돈을 저축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그 밖에도 소소한 성공들이 있었을 것이다. 반면 실패도 있었다.

실패는, 언제나 그랬듯 독립하지 못한 것이다. 코로나 핑계로 부업을 하지 않았던 것도 있지만 특별히 독립에 도움이 될 만한 활동을 하지 않았다. 회계도, 아이템 발굴도, 프리랜서도 (거의)하지 않았다. 마케팅 관련 책도 보지 않았고. 독립에 대한 나의 우선순위가 밀려났었는지도 모른다.

둘째. 시간관리에 실패했다. 24시간이라는 한정된 시간을 효율적으로 써야 독립이라는 꿈, 경제적 자유(부)라는 꿈을 이룰 수가 있는데. 참 많이 게을렀다. 특히 주말에는. 그나마 지난 1주일간 내 일상을 시간별로 체크해보니 내가 어떤 잘못을 하고 있었는지 조금은 알겠더라. 지금과 똑같은 생활을 하면 평일에는 나에게 자유시간은 오로지 3시간 남짓인데 이것만으로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셋째..라고 쓰기 보다는 못한 것들을 열거해보자면 결혼, 운전, 영어자격증, 운동, 사업파트너 발굴, 연봉상승, 주식소득 확대 등등이 있다.

이렇게 적고보니 성공보다는 실패가 많았던 한해같다. 그래도 후회보다는 2021년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간다. 성장 과정에는 필연적으로 실패가 존재하고, 실패를 성공으로 바꾸어 가면 되는데 내가 무엇에 실패했는지 알고 있으니까 다시 실패 안하면 된다.

어쨌거나 고생 많았다. 나의 2020년. 그래도 마지막날은 이렇게 오키나와 해변이 바라보이는 호텔에 앉아서 지난 1년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허락 받았으니 이것 또한 올해의 성장에 하나일 것 같다. 그리고 나에게 이러한 성장을 안겨준 내 사람에게 너무나 감사한다.

2021년에도 잘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