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에 바다가 끝 없이 펼쳐져 있다. 나는 정면 창 밖으로 오키나와 바다가 파라노이드처럼 펼쳐져 보이는 2층 높이의 카페에 앉아 있다.

휘핑 크림이 올라간 커피를 마시며 그저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다가 글이 적고 싶어 졌다. 위치가 어디든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작은 깨달음과 함께.

글을 쓰는 나. 소소한 투자를 하는 나. 남자친구로서의 나. 모든 나는 나로서 충분히 내 몫을 해내고 있는 중이다. 끝 없이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면서도.

그러게. 왜 일, 성공이라는 것을 장소를 한정시켜놓고 생각 했을까? 회사를 가야지만 일을 할 수 있는게 아닌데, 도시여야지만 일이 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동안 이러한 것들에 집착했을까?

눈 뜨면 씻고 밥 먹고 허겁지겁 출근 열차에 몸을 싣고 사무실에 들어가 점심 먹거나 화장실 갈 때를 제외하고는 온 종일 모니터 화면과 씨름하다가, 지친 몸을 만원열차에 싣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이내 잠이 들고 다시 어제와 같은 아침을 맞이하던 일상.

이제는 그러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을 바라보면서도 꿈을 그려갈 수 있는, 그런 작은 성장을 하고 싶다. (어쩌면 이미 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