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다리는 동안에도 세상은 빠르게 움직이고 아무도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다시금 이 말이 사실임을 뼈저리게 느꼈다. 실은 내가 예전부터 마음에 들어하던 상품, 그리고 이를 이끄는 대표님 계셨다. 작게 운영하는 사업이시지만 항상 열의를 다하시고 크든 작든 수출 성과도 나오고 있는 곳이다.

나는 비즈니스를 시작하게 되면 이 분부터 만나고 이 분의 아이디어와 상품을 온라인을 통해 일본에 알리는 것을 하고 싶었다. 시기적으로는 내년 여름전을 예상했다.

그런데 오늘 이 대표님의 SNS를 통해 이미 일본의 파트너사가 내가 구상한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순간 ‘아차’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아무것도 안하고 있었을까?

내가 사람들과 만나서 이런 저런 얘기들을 하다 보면 자주 듣는 말이 있다. 아직은 때가 아니다. 조금 더 참고 기다려라.

은연 중에 그러한 말들을 나는 잘 따르고 있었던 것 같다. 아니 그게 맞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왠지 그게 사실 나도 쉬웠기 때문이다.

이번의 경우도 나는 그 ‘때’가 오면 본격적으로 어필을 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특별히 나의 이런 의중을 대표님에게 전달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의 시간과 상대의 시간은 달랐던 것 같다. 아주 많이.

물론 세상에는 시간이 약인 것들도 많다. 사랑하는 사람이 장기간 자리를 비우게 되면 그 시간동안은 왠지 허전하고 기분이 처진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돌아오기에 이때는 기다리는게 최선이다.

하지만 세상을 살아가고 내 꿈을 펼쳐나가는 데 있어서 기다린 다는 것은 가까이 오고 있는 기회를 스스로 더 멀리 보내버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기다리는 동안 준비를 하면 되지 않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사실 대부분이 조언이 기다리는 동안 돈 이든, 경험이든 더욱 쌓으라고 한다. 그런데 내가 실제로 그 ‘일’을 해보지 않는 이상 내가 얼만큼 준비가 되었고 제대로 했는지,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 ‘쓸모’가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부딪혀 보았을때야 비로서 보이는 것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 하긴, 나도 그동안 이리치이고 저리치이며 여기까지 왔다. 해보지 않았으면 몰랐을 것들이고 지금의 내가 없었겠지.

내가 처음 일본에 간다고 했을 때도 다들 만류 했었다. 그런데 난 왔다. 그리고 어느덧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만약 내가 당시에 일본에 가겠다고 다짐하고 행동하지 않았다면 어쩌면 아직까지 일본에 오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랬다면 아마 평생 마음 속 한켠에 일본에 가지 않았던 것에 대한 후회가 남아 있었을 것 같다.

그래. 기다리는 것 만이 능사는 아니다. 돌 다리를 두드려보고 건너는 동안 이미 누군가는 저 앞을 달려 나가고 있을 것이고, 가는 사이에 돌 다리가 물에 잠겨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