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이 바뀌면 사람이 바뀐다.

사람은 또 다른 의미로 카멜레온 같다. 다양한 환경에서 그 상황에 맞게 자기 자신을 변화시켜 나가니까.

가정에서는 자녀 또는 남편으로. 회사에서는 팀장으로. 모임에서는 회장으로.

여러가지 역할이 있고 그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가기 위해서 스스로를 계속해서 다듬어 나간다. 아마 지금까지의 나도 그래 왔던 것 같다. 그리고 여러차례 회사를 옮겨가면서 나의 능력도 다양한 범위로 확대 되어 왔다.

그러다 환경에 익숙해지고 내 역할이 고정이 되어 가면서 확장할 수 있는 영역이 점점 좁아져 가고 있음이 느껴진다. 그리고 각종 규칙들이 있다보니 이를 무시할 수 도 없어 진다. (눈치를 봐야 한다.)

여기서부터 성장에 대한 즐거움에서 반복 되는 일상에 대한 지루함으로 삶의 공기가 바뀌어 버리는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내가 그렇다.

일본에 산지 어느덧 9년.

처음의 나는 평일, 주말, 밤낮 할 것 없이 일본 (특히 도쿄)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쉴새 없이 사진을 찍었고 블로그에 올렸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일은 거의 없다.

일도 마찬가지다. 생전 만져보지도 않았던 일러스트레이터라는 프로그램을 만지게 되었고 다양한 상품페이지를 온라인에 등록 했다. 그리고 매출을 만들었고 흥분 되었다. 그런데 어느순간부터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매일 반복 되는 일만 하고 있음을 느끼기 시작했다. 회사에서도 그 이상의 것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답답함이 커져간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앞으로 더 성장하고 싶고 자극도 받고 싶은데, 모든 것이 그대로이고 나 또한 제 자리에 머무르는 것 같은 기분이다. 나는 멈춰져 있다고 느껴지는 것이 제일 싫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제는 환경을 바꾸어야 하는 때가 온 것이 아닌가 싶다.

사업을 하고 싶다면 사업을 할 수 있는 환경으로, 컨텐츠를 만들고 싶다면 컨텐츠를 만들 수 있는 환경으로, 가정을 꾸리고 싶다면 가정을 꾸릴 수 있는 환경으로 바꿔야 한다.

어디서 부터 어떻게 환경을 바꾸어 나가야 할까?
이것이 앞으로의 가장 큰 과제가 될 것 같다.